[기획] 지구촌 싱글족 위한 ‘초미니 주택’ 붐

작성자
alonetogether
작성일
2018-01-29 15:45
조회
133


[기획] 지구촌 싱글족 위한 ‘초미니 주택’ 붐 기사의 사진





부동산 가격이 턱없이 비싼 건 비단 서울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 부동산 리서치업체 데모그라피아가 지난달 발표한 ‘2015년도 연례 주택 구입능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집값이 높기로 유명한 홍콩의 평균 주택가격은 연평균 가구소득의 17배에 달했다. 온 가족이 17년 동안 번 돈을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이번 조사 대상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국민은행이 2013년 9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 평균가격은 연평균 가구소득의 7.7배를 기록했다.

이처럼 천정부지에서 내려올 줄 모르는 부동산값은 젊은 세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독신자가 늘어나고 출산을 하지 않는 젊은 부부들이 증가하는 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이들을 위한 새로운 주거 양식이 일본 도쿄, 미국 뉴욕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도쿄 분쿄구에 위치한 도모야 사토(38)씨 부부의 집은 좀 특별하다. 한적한 주택가에 있는 이 비범한 3층짜리 집은 이웃집 사이에 ‘끼어’있는 것 같이 보일 정도로 좁다. 건물과 건물 사이 가로 12피트(3.6m), 세로 27피트(8.2m) 좁은 틈새에 지어졌다.

가뜩이나 좁은데 이 집은 마치 서로 다른 별개의 두 집을 이어놓은 것처럼 설계됐다. 3층에 위치한 부부의 침실은 최대 폭이 5피트(1.5m)에 불과해 퀸 사이즈 매트리스 하나만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이다. 가히 세계에서 가장 ‘날씬한’ 축에 속하는 집인 셈이다.

방에서 밖으로 나가려면 ‘구름다리’를 건너가야 한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그쪽에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비 오는 날에는 구름다리를 지날 때 비에 젖는 불편이 있지만 평상시 이 공간은 빨래를 말리거나 바람을 쐬기에 좋아 부부에게는 유익한 공간이다. 비록 폭은 좁지만 1층에 있는 거실 겸 부엌만큼은 천장을 높게 지어 공간감을 준 것도 특징이다.

도쿄 중심부에 위치했지만 이 집을 짓는 데 부부가 쓴 돈은 5000만엔(4억6141만원) 정도다. WSJ는 최근 중심가의 공동화(空洞化)가 심해진 도쿄에서 이들 부부처럼 좁은 부지를 활용해 집을 짓는 젊은 부부가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맞벌이가 일상화되면서 통근 시간을 줄이는 대신, 극장·쇼핑센터 등 여가 및 문화적 자본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도심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그런가 하면 뉴욕에서는 성냥갑 같은 조립주택을 차곡차곡 쌓아올려서 짓는 ‘초미니 아파트’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NYT가 전했다. 맨해튼 남부에 착공 중인 ‘마이 마이크로 NY’라는 명칭의 이 아파트는 올여름 임대를 앞두고 있다. 이 아파트는 미리 조립한 23∼33㎡(7∼10평)짜리 조립주택 55개를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부엌과 화장실은 주택 내부에 있지만 창고는 빌딩 내 다른 공간을 이용해야 하는 구조다.

주택난이 심각한 뉴욕에서 소형 아파트나 룸메이트와 방을 나눠 쓰는 형태는 이미 유행하고 있지만 이 아파트는 자신만의 공간을 갖고 싶은 싱글족을 겨냥한 것이다. 월세가 주변보다 저렴한 2000달러(222만원)∼3000달러(333만원)로 시 당국은 이 아파트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맨해튼의 월세를 조금이나마 낮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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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2971759&code=11141100&cp=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