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은 어디에?"…대학가 월세 전쟁

작성자
alonetogether
작성일
2018-01-29 15:04
조회
77
이화여대에 재학 중인 김수진(25∙가명) 씨는 이번 봄 학기부터 지낼 월셋집을 찾기 위해 올해 초부터 학교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를 훑다시피 돌아다녔다. 월세가 비싸 좀 더 싼 물건이 나올 때까지 2달간이나 발품을 팔았지만 개강이 가까워질수록 싼 집을 찾기는커녕, 한 달 전에 봤던 방마저 월세가 10만원이 올라 있었다. 더 나올 방도 없어 김씨는 10만원을 더 내는 조건에 계약했다.

대학 개강과 더불어 대학가 방 구하기 전쟁이 한창이다. 김씨처럼 학교 근처 월셋집을 찾으려는 학생들이 급증했지만 월셋값이 폭등하면서 대학가 방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 “5년 전보다 10만원은 오른 것 같아”
대학가 골목벽에 세입자를 찾는 광고지가 붙어있다. /조선일보 DB
▲ 대학가 골목벽에 세입자를 찾는 광고지가 붙어있다. /조선일보 DB


지난 16일 서울시가 발표한 ‘주택월세계약조사 분석자료’에 따르면, 서울 주요 대학가의 평균 월세는 3.3㎡당 7만4000원이다. 대학생들이 많이 사는 원룸의 크기를 20㎡로 가정하면 44만원 정도 내야 한다. 부동산 중개 매물 서비스 다방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서울 대학가 평균 월세는 49만원이었다.

하지만 신촌과 홍대, 서울대, 고려대, 한양대 등 주요 대학가 주변에서는 평균 월세보다 싼 방을 찾기 힘든 게 현실이다. 대학가 주변 중개업소에서 방을 찾으려는 학생들도 일제히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비싸다”고 토로했다.

좀 싸다 싶은 월세 40만원짜리 물건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대학가 주변 중개업소들은 “어지간하면 (월세) 50만원은 내야 구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대에 재학하는 변재민(27) 씨는 “부모 지원이 없어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버는데, 버는 돈의 30~40%가량을 월세로 내고 있다”며 “방값 부담이 커 조금이라도 더 싼 방을 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조우리(26) 씨는 “5년 전만 해도 월세 40만원이면 깨끗한 방을 구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기본 50만원은 있어야 비슷한 수준의 방을 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주요 대학가 월세 평균가 변동(2016년 8월~2017년 2월). /스테이션3 다방 제공
▲ 서울 주요 대학가 월세 평균가 변동(2016년 8월~2017년 2월). /스테이션3 다방 제공


개강이 다가오면서는 방이 부족해 가격이 오르기도 했다. 다방에 따르면 이번달 서울 주요 대학가 월세 평균가는 지난해 12월보다 지역별로 최대 7만원까지 올랐다.

◆ 기숙사는 부족하고 ‘방 구하기’ 경쟁은 치열하고

학교 기숙사를 이용하면 좋겠지만 기숙사 이용은 더 만만치가 않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서울에 있는 주요 대학교의 기숙사 수용률은 서울대 20.9%, 고려대 10.4%, 연세대 31.2%, 서강대 12.4%, 성균관대 22.7%, 한양대 11.4%, 중앙대 12% 등이다. 대학생 10명 중 1~2명 정도밖에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이다.

방값을 아끼려고 하자가 있는 방에 들어가는 학생도 있다. 고려대 재학생 정성운(24) 씨는 “방에 하자가 있어 신경이 쓰이지만, 월세를 아끼려고 어쩔 수 없이 선택했다”고 말했다.
신촌의 한 부동산에 임차인을 구하는 안내판이 걸려 있다. /이상빈 기자
▲ 신촌의 한 부동산에 임차인을 구하는 안내판이 걸려 있다. /이상빈 기자


방을 구해야 하는 대학생들은 졸업생이나 직장인과도 경쟁해야 했다. 청년 취업난으로 졸업 후에도 학교 주변을 떠나지 못하는 졸업생이 대학가에 머물고, 월세가 올라 회사 주변의 월세를 감당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대학가 주변으로 몰리면서 학교 주변의 방 구하기 경쟁이 더 치열해진 것이다.

경희대 졸업생 이모(27)씨는 “요즘은 어디를 가도 월세 30만원에 살기가 어렵다”며 “그나마 학교 주변 방값이 싼 편이라 졸업 후에도 쭉 학교 근처에서 산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용우(28) 씨는 “입사 후 회사 주변에 방을 얻었는데 월세가 많이 올라 (월세가) 상대적으로 싼 대학교 근처로 돌아왔다”며 “학교 주변이 교통도 불편하지 않고 예전부터 살았던 곳이라 편한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02/2017030201635.html#csidxfeff846988cbe98a04a13eec222a9fb onebyone.gif?action_id=feff846988cbe98a04a13eec222a9fb